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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 中의 적절한 한·양방 통합치료…한국 의료환경보다 발전된 모습

페이지 정보 DATE17-09-15VIEW820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박소정 교수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박소정 교수
 
마취, 항암, 방사선 치료 전 과정서 한·양방 치료 통합적으로 사용
다양한 의료기기 사용과 통합의학식 처방 및 치료, 韓 의료계가 본받아야
최첨단 시설의 광저우 중의약대학 부속병원 탐방기
 
2000년도 학부생의 신분으로 북경을 처음 방문했을 때, 천안문과 자금성, 기타 북경의 거대한 건물들을 보면서 미국의 그랜드케년을 마주했을 때 강했던 인상만큼 그 거대함에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다. 옛 선조들이 중국을 향한 사대주의를 가졌던 것에 대해 비판의식이 강했던 혈기 넘친 대학생이 중국의 그 거대함을 보면서 잠시나마 조선의 왕들이 왜 그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는지 잠시나마 납득이 가기도 했었던 것 같다.
 
광저우라는 도시는 2010년 아시안 게임이 열렸다는 사실조차 인지 못할 정도로 나에게는 낯선 도시였다. 한국의 워킹맘으로서 광저우의 출장은 도시의 역사적 배경 또는 여행지로서의 배경을 알아보지도 못한 채 닥친 일들을 마무리 하고 비행기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야 했다.
 
우리가 방문한 광저우 중의약대학은 12개의 병원을 갖추고 있는 중국 4대 중의약대학 중 하나로 그 명성이 높은 곳이다. 광저우에 3개의 병원이 있는데, 우리가 방문한 곳은 제2부속병원의 종양과였다. 중국에서도 가장 먼저 설립된 병원으로 중의학의 말살정책에 반발하여 생긴 광동 중의원이 광저우 중의약대학으로 편입되면서 제 1부속병원보다 더 역사가 깊은 병원이라는 소개가 이어졌다. 3000병상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와 함께 한국의 양방 대형병원 시설을 갖춘 한의 중심의 병원 시스템에 중국의 저력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의료 면허체계와 다른 중국 면허체계의 신선함과 한국 한의학에 대한 고민
우리는 광저우 중의약대학의 전반적인 병원 방문뿐 아니라 종양과의 협력과 교류를 위한 의료진과의 미팅을 가져 좀 더 구체적인 치료방법을 듣고 진료에도 참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중의약대학 병원은 한국의 한방병원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의 의료면허 특성상 서의와 중의약에 관한 모든 과가 있고, 서의와 중의를 모두 시술받을 수 있는 종합병원의 체계를 갖추어 통합치료를 시행한다.
 
아직까지 현대의학적 의료기술이 한국이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자들이 수준 높고, 적절한 한·양방 통합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한국의 의료환경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생각된다.
 
수술 전후는 물론이고, 마취,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의 전반적인 과정에서도 서의와 중의의 모든 치료가 통합적으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심지어 중의사가(중의사도 서의를 공부하고 일정과정 수료 후) 항암제 및 양약을 처방하고 CT, MRI 등 검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부럽기까지 했다. 우리가 꿈꾸는 통합치료의 모델이 여기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행해지고 있었고 이런 통합치료의 형태가 향후 세계의학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 기대감과 두려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인상적인 치료법으로는 자오유주 침법을 시행할 수 있는 전자기기의 사용, 고삼, 황련 추출물 등을 사용한 주사제, 용천혈과 신맥혈 등에 사황산, 오수유 등의 한약재를 붙여서 원기회복과 변비치료 등에 사용하는 것, 배꼽 내에 침을 놓아 전신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침법 등이 있었고, 탕약을 보온용기에 담아주거나, 한약과 양약의 결합제제를 사용하는 것, 특정과에서 요구하는 특정약물들은 따로 보관하고 그 처방을 응용하는 것 등은 우리 한국 한의학에서 적용할 법한 것들이라고 생각되었다.
 
다양한 제제화와 다양한 의료기기, 통합의학식 처방 및 치료 등은 우리나라 의학계 및 한의계가 보고 배워야 할 점으로 판단된다. 그 외 EMR, 탕전 및 택배서비스, 환자스스로 접수 및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 명의의 QR코드로 의료진의 정보 및 예약시스템의 연결이 가능한 점 등은 한국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앞서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과연 중국이 예전의 중국이 맞을까 싶을 정도였다.
 
스승으로서 존경받고 의사로서 존경받는 사회
광저우 중의약대학의 인상적인 장면중의 하나는 넓은 벽면을 차지하는 명의들에 대한 기사 게시와 그 형식이었다. 한국병원에도 일반적으로 의료진의 기사를 내놓기는 하지만, 중국은 전체 벽면을 넓게 활용하여 기사를 게시하고 명의에 대한 예를 갖추고 그 제자들의 사진을 밑에 같이 싣는다.
 
그쪽 의사들의 설명에 따르면 병원의 교수들에 대한 예를 갖추고 존경심을 담아 그렇게 한다고 한다. 한국은 의료진의 홍보를 위한 성격이 강한 반면 의료진에 대한 존경과 예를 담고 있다는 느낌이 게시물을 바라보는 외국인에게서도 느껴져 좀 더 특별한 의미를 지녔던 것 같다.
 
중국이 최근 들어 개인 또는 민간자본으로 운영되는 병원이 생겨 우리나라와 같이 부의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대학병원의 교수들이 환자를 중심으로 진료와 연구를 통한 삶이 존경받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나의 의료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환자의 기본적인 권리의식은 발전 중
중국이 예년과는 달리 세계시장에서 엄청난 부와 인력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여러 면에서 아직까지 한국만큼 세련되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광저우 중의약대학에서 진료 및 병동, 치료실 참관을 할 때 환자에 대한 권리 등은 좀 미흡하거나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환자의 동의를 얻고 환자의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범위에서 촬영이나 참관을 하긴 했으나, 우리가 한국에서 했던 그 모습 그대로 먼저 양해를 구하고 의견을 구한 것이지, 중국에서 흔히 행해지는 모습 같지는 않았다. 또한 중국의 그 대규모의 임상시험(RCT)에서도 피험자의 권리가 잘 보장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여러 연구의 발표에서 의문이 들었다.
 
의료진은 물론이고 환자조차도 권리에 대한 인식부족은 아직 발전해야 하는 중국의 모습이 아닐까 싶고, 또한 곧 발전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한의학, 아니 한국의 의학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중국의 많은 의사들과 연구자들(서의, 중의를 모두 포함)이 이미 세계 각국의 유수기관에 주요한 인사로 자리잡고 있으며, 각종 국제학술대회 및 저명한 학술지에 전통중의약(Traditional Chi­nese Medicine, TCM)을 공식명칭으로 요구하고 있다. 자국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중국어를 영어와 함께 공식어로 사용하는 중화사상을 내세우기도 한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서 한국의 한의학과 한국의 의학은 어떠한 역할과 위치를 가져야 하는 것인가? 자본과 인력, 제도의 불합리 등 우리가 가지는 약점은 너무나도 많아 보인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존귀함과 그 삶의 질까지도 향상시키기 위한 세계 여러 곳곳의 노력과 통합의학적 진료는 학문이나 국경의 경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TCM, TKM, 중국, 한국, 서의, 한의를 떠나 대한민국의 의료여건의 현실 속에서 환자를 위한 여러 치료법이 거침없이 논의되고 검증되는 그런 시대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끝으로 여정을 함께해주신 대한통합암학회 최낙원 이사장님과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주신 유화승 교수님께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